Monday, September 23, 2019

러시아-중국 선교여행 일기 8


러시아-중국 선교여행 일기 8

617(금요일)
최영모 선교사님 댁에 도착하니 사모님이 아침식사를 준비하고 계셨다. 아침식사 후 잠시 휴식을 취한 다음에 최영모 목사님이 목회하는 쌍뜨 빼쩨르부르그 교회와 교회 건물 내에 있는 가나안 신학교를 둘러보았다. 교회 파킹장에서 김재광 목사님을 만났는데, 캐나다 토론토 영락교회를 시무하시다가 은퇴하시고 1992년에 러시아 선교 초창기에 오셔서 지금까지 계신다고 했다. 연세가 83세로 러시아에서 계시는 모든 한인 선교사 중에 가장 연세가 많은 분이시다. 621-2434일 동안 블라디보스톡에서 있을 12CIS(구소련) 한인 선교사대회에도 참석할 것이라고 하신다.
1030분 경에 최영모 목사님 교회 교인인 신순복 형제를 만났는데, 그는 한국에서 외국어고등학교와 외국어대학교를 다니다가 학부생 때에 러시아로 유학을 오고 현재는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과정에 있다고 했다. 그의 안내를 따라서 러시아 정교의 대표적 사원인 이삭 사원(St. Isaac's Cathedral)을 구경하였다. 이삭 사원은 바티칸에 있는 베드로 성당의 작은 복사판이라고 했다. 벽과 천장의 그림들이 아름다웠다. 이삭 사원에 연하여 있는 원로원-총리원 광장(북쪽)과 이삭 광장(남쪽)을 둘러보고, 그 옆에 있는(동쪽) 아스토리아 호텔에 들러서 거주지 등록을 신청했다.
점심식사는 괜찮은 편이라는 러시아 식당에 가서 했는데 식당에는 거의 사람이 없었다. 안내를 맡은 신순복 형제와 음악을 전공했다는 고려인 청년 알렉세이와 나, 이렇게 세 사람이 먹었는데 맛은 그런대로 좋았다. 나중에 계산서를 보니 1069루블 (38)이 나왔다.
점심식사 후에는 베드로-바울 사원(Cathedral of SS. Peter and Paul)과 허미타지 박물관(Hermitage Museum)을 구경했다. 허미타지 박물관은 피터 대제의 겨울궁전(Winter Palace)이었던 것으로 100만점의 진품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다. 박물관 앞은 네바 강인데 삼성 광고 간판이 눈에 잘 띄게 세워져 있었다. 몇 년 전인가 러시아가 박물관 보수를 위하여 보조를 요청했을 때 삼성이 그 당시에 큰 금액을 선뜻 내놓아 감사의 표시로서 사람들이 많이 통행하는 박물관 앞-네바 강변에 광고 간판을 설치하게 했다고 한다. 러시아에 삼성과 LG의 많은 광고판들을 보면서 뿌듯한 마음이다.

저녁 6시에는 최영모 목사님이 미리 약속하신 대로 고려인 가정을 심방하였다. 고려인 3, 4세로 보이는 주부들이 7-8명 이미 모여 있었다. 찬송과 성경봉독, 기도와 설교로 이어지는 간단한 예배를 드렸는데, 찬송은 주로 러시아어로, 성경은 한국어와 러시아어로, 설교는 최영모 목사님이 한국어로 설교하면 한국어를 좀 하는 사람이 한국어를 전혀 못 알아듣는 사람들을 위하여 러시아어로 통역하여 주었다. 예배를 드리며 하나님께 감사한 것은 이들의 소박하고 아름다운 믿음의 마음들이었다, 고려인이기는 하지만 서툰 한국어로도 하나님 말씀 듣고 배우기를 원하는 그들이 너무 좋아 보였다. 그 중에 몇 명은 얼마 전에 한국에 있는 큰 교회의 주선으로 한국을 방문하고 돌아왔다는데 또 가고 싶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예배 후에는 정성껏 준비한 저녁이 차려졌는데, 그 중에 싱싱하게 보이는 회 같은 것이 있어 한 입 물었다가 익숙하지 않은 맛에 입안에 있는 것을 어찌할 줄 몰랐다. 나도 선교사 지망생이었기에 웬만한 음식은 다 잘먹는 편인데 이것은 속에서 영 받지를 않았다. 이를 몰래 처리하느라고 애를 먹었다. 그것은 회가 아니라 연어를 훈제한 것이었다. 뒤에 들은 얘기로는, 고려인들은 연어를 이와 같이 훈제하여 오래 보관하며 먹는다고 했다.
저녁 9시에는 최영모 선교사님과 러시아 관광 옵션 중에 하나라고 하는 민속춤을 관람하였다. 공연장에는 한국 어느 관광 팀의 일행인지 한국사람이 약 삼분지 일 가량이 있었다. 러시아인들이 이상한 소리를 지르며 춤을 추기도 하고 관람객들 중에 두 세 사람을 무대로 끌어올려 짝을 맞추어 춤을 추기도 하는데, 나도 무대로 올라가는 행운(?)을 누렸다. 아마 연신 시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졸고있는 모습이 눈에 띄어서였을 것이다. 민속춤을 보고 밖으로 나왔을 때의 시간이 밤 11시였는데 여전히 훤했다. 이것이 그 유명한 백야(白夜) 현상이라는 것이다. 모스크바에서도 그랬지만 모스크바에서 북서쪽으로 8시간 떨어져 있는 쌍뜨 빼쩨르부르그는 캄캄한 밤이 없다. 한 밤 중이 되어도 훤하기에, 러시아인들은 밤에 즐기는 행사들이 많다고 한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

바울의 변명

바울의 변명 성경구절 : “ 너희는 지혜로운 자로서 어리석은 자들을 기쁘게 용납하는구나 . 누가 너희로 종을 삼거나 잡아먹거나 사로잡거나 자고하다 하거나 뺨을 칠지라도 너희가 용납하는구나 . 우리가 약한 것같이 내가 욕되게 말하노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