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September 23, 2019

러시아-중국 선교여행 일기 5


러시아-중국 선교여행 일기 5

6 16(목요일)
(앞에서 계속) 저녁식사 후에 쌍트 빼쩨르부르그(St. Petersburg)로 가는 야간 열차를 타기 위하여 레닌그라드역(Leningradskiy)으로 향했다. 모스크바의 시외 기차역들은 목적지에 따라 이름이 붙여졌다. 빼쩨르부르그의 옛 이름이 레닌그라드이기에 레닌그라드역이라고 붙인 것이다.
기차역은 사람들로 붐볐고 도착한 시간이 8시가 조금 넘었을 뿐인데 오전 130분 이전 표는 구할 수가 없었다. 열차는 10-20분 간격으로 계속 출발하는데도 빼쩨르부르그 쪽으로 여행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은지 5시간 앞의 표까지 다 매진된 것이다. 김태연씨는 1 30분까지 기다리게 할 수는 없다며 그 이전에 떠나는 기차표를 예매한 사람 가운데 간혹 안 타는 사람도 있다고 기차 떠날 시간에 임박하여 뛰어다니며 이 칸 저 칸을 기웃거리며 칸 담당 차장들에게 빈 자리가 있나 묻고 있다. 두 세 기차를 그대로 보낸 뒤, 한 번은 승객이 오지 않은 기차 칸이 있다고 하여 달려갔더니 뒤 늦게 승객이 나타나 허탕을 쳤다.
그 이후에도 포기하지 않고 떠나는 기차마다 뛰어다니며 이 칸 저 칸 담당 차장에게 묻고 다닌다. 러시아 기차는 각 칸마다 담당 차장이 1-2명씩 있어 빈 자리가 있을 때 차장 재량으로 빈 자리에 대기 손님을 태울 수가 있다. 사실 엄격한 의미에서는 태울 수가 없겠지만 원래 요금보다 웃돈을 얹어주고라도 가려는 대기 손님을 태워주고는 그 돈은 자기가 가지는 것이다. 말하자면 봉급 외 돈을 벌기 위한 아르바이트인 셈이다.
그러는 사이 어느새 10 30분이 지나고 있었다. 김태연씨에게 나 혼자 역에서 기다리다가 오전 1 30분 열차를 타고가는 것이 마음에 편하니 그렇게 뛰어다니지 말라고 하는데도 궂이 목사님을 그렇게 오래 기다리게 할 수 없다고 여전히 기차마다 이 칸 저 칸을 뛰어다닌다(모스크바발 빼쩨르부르그 기차 철로는 세 개로 어떤 때는 출발을 앞 둔 세 기차가 역에 나란히 대기하고 있을 때도 있다). 한 두 차를 다시 그대로 보낸 다음에 밤 11시 정각에 출발하는 기차에 자리가 있다고 빨리 오라고 한다. 자리란 승객의 자리가 아니라 차장 칸의 자리로서, 칸 담당 차장이 차장 침대칸 두 자리 중에 그날 승차하지 않는 다른 차장의 자리를 손님에게 내어주고 돈을 벌려고 하는 것이었다.
원래 요금은 1,000루블(35불정도)인데 차장의 손에 쥐어준 돈은 1,400루블 (50)이었다. 차장의 칸에 들어갔더니 이미 다른 러시아인이 한 사람 더 있었다. 설명을 들어본 즉, 승객 좌석 하나가 비어 있고 (나타나지 않은) 다른 차장 자리까지 하여 두 사람의 대기 승객을 태워주고 2,800루블(100)을 벌겠다는 심산이었다. 차장의 월급이 200-300불인 것을 감안하면 한 번에 100불을 번다는 것은 엄청 큰 횡재인 셈이다. 내가 승객칸으로 가든지 다른 러시아인이 승객칸으로 가든지 할 것인데, 김태연씨의 설명으로 내가 승객 칸으로 가는 것이 좋겠다고 하여 갔는데 이미 그 칸에 이미 들어있던 러시아인에게서 노린내가 얼마나 심하게 나는지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승객 칸은 2층 벙크베드 두 개가 놓여있어 4 1칸이다). 그러나 이것도 감지덕지하며 가야지 하려는 참인데, 뒤늦게 김태연씨가 들어와보고는 목사님, 이 칸에서 절대 갈 수 없다고 하며 다른 러시아 승객과 자리를 바꿔드리겠다고 하더니 결국에 차장칸에 있던 러시아인과 자리를 바꾸게 되었다. 차장실은 벙크베드가 하나라 손님칸보다는 편하게 되어있다.
그런데 예상치 않은 문제가 발생했다. 출발시간인 11시가 다되어 김태연씨는 나와 작별인사를 하고 기차밖으로 나갔는데, 갑자기 차장이 당황하더니 차장칸에 있던 나를 잠간 기관실로 가있으라고 하며 밀어부친다. 차장실에서 나와 기관실로 향하는 나를 아직 기차밖에 있던 김태연씨가 발견하고는 무슨 일이냐고 차창을 통해 묻지마는 음성이 전달되지 않고 사실은 나도 무슨 영문으로 차장이 그러는지 아직 알 수 없어 대답할 수가 없었다. 김태연씨가 문을 열고 들어오고자 하지만 차장은 손을 내저으며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 문제인즉, 나타나지 말아야 다른 (그보다 연배의) 차장이 출발시간에 임박하여 나타난 것이다. 해서, 나와 다른 러시아인을 태어준 차장은 두 사람에게서 받은 2,800루블을 자기 혼자 가지려고 나를 그 사람 보기 전에 기관실로 옮기고자 했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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