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중국 선교여행 일기 4
6월 16일 (목요일)
(앞에서 계속) ‘붉은 광장’(Red Square) 근처의 선착장에서 내려 강을 따라 걸었다. 붉은 광장 옆 크레믈린 궁에는 러시아 대통령 푸친의 집무실이 있다. 붉은 광장 다른 옆으로
바실리 사원(St. Basil’s Cathedral)이란 여러 가지 색의 둥근 머리를 한 사원이 있는데,
월트 디즈니의 만화나 영화에 앞서서 소개되는 ‘꿈의 궁전’이 이것을 모델로 한 것이라고 한다. 러시아의 악명이 높은 왕 이반(Ivan
the Terrible)이 건축가 야코블레프(Postnik Yakovlev)에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원을 건축해달라고 요청했다. 건축가는 이반의 요청에 부응하여 심혈을 기울여 사원을
완성하였다. 과연 이반이 보기에도 참으로 아름답고 멋진 사원이었다. 악한 왕 이반은 동일한 건축가가 세상에 이 사원과 동일하거나 더 아름다운 사원을 건축하지 못하도록 그 건축가의 두 눈을 빼버렸다고
한다.
모스크바는 역시 레닌의 도시이다. 이곳 저곳에 레닌의 이름과 흔적을 볼 수 있다.
붉은 광장 정면에도 레닌의 묘가 자리잡고 있다. 레닌의 묘 뒤에는 역대 서기장들의
묘들이 있다. 우리가 잘 아는 후르시쵸프의 묘도 원래 이곳에 있었는데, 이곳에 묻힌 자격이 없다고 하여서 후 구세주 사원으로 이장되었다고 한다.
크레믈린 궁과 붉은 광장을 함께 하고 있는 커다란 건물이 있는데 모스크바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는 백화점이다. 러시아인이 경영할 때는 적자를 면치 못하고 허덕이다가 현재는 프랑스인이 백화점을 매입하여 경영한다고 한다. 백화점 안에는 미국의 웬만한 백화점에서 본 적이 없는 최고급 상품들이 진열되어 있다. 백화점
안에 러시아인들이 상당수 있었는데 물건을 사러 들어왔다기보다는 눈요기하러 들어온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래도
누군가가 물건을 사기에 최고급 상품들을 진열해 놓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관광객들이 들러 사기에도
너무 고가의 상품들이라 상점 안에는 들어갈 엄두도 나지 않는다. 백화점 맨 웃층 음료수 파는 곳에서 다른
러시아인들이 그러듯이 콜라(Coke) 한 잔 마시는 것으로 만족했다.
크레믈린 궁의 다른 편으로는 ‘이름 없는 병사들의 공원’이 있다. 이곳에 들어가는 것은 무료인데 마침 화창한 날씨라서 그런지 많은 젊은이들이 공원
안에서 산책을 즐기고 있다. 공원 정문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꺼지지 않는 불’이 있고 그 옆에는 러시아 병사 둘이 보초를 서고 있다. 신혼의 부부들은 이 ‘꺼지지 않는 불’ 앞에서 그들의
사랑이 꺼지지 않고 영원할 것을 서원-맹세한다고 한다.
미국의 중소도시의 다운타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양 옆에는 상가들이 있고
길 가운데는 노점상들이 늘어서 있는 ‘아르바트’ 거리(Ulitsa Arbat)에 이르렀다.
거리 입구에 차를 파킹하는데 그곳 파킹장(말이 파킹장이지 그냥 거리 입구의 빈 터인데
관리하는 사람이 돈을 받는다)은 많은 차들로 엉클어져 있다.
길거리 노점상들은 여러 가지 싸구려 기념품들—티셔츠나 장신구들, 모자들과 인형들--을 판다. 초상화를 진열하고 그려 주는
사람들도 많다. 그런가 하면 거리의 악사들도 있다.
러시아에서 유명한 고려인(까레이스키) 3세, 4세 가운데 빅토르 최(Victor Choi)란
사람이 있다. 공산주의가 무너져내리는 러시아의 변환기에 그는 글과 연설을 통하여서 소수민족 출신으로는 보기
드물게 러시아 젊은이들의 마음을 잡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의 인기가 상승하고 있던 어느 날 그는 의문의 변사체로
발견된다. 그곳 거리 한 쪽 외진 벽(일명 ‘통곡의 벽’이라고도 함)은 여러 가지 낙서로 혼란스러운데
그 낙서들 가운데 빅토르 최의 얼굴도 그려져 있다. 러시아 젊은이들 중에 아직도 그의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고 한다.
저녁에는 전날에 이어 다른 한국식당에 들러서 한국음식을 먹었다. 쌈장정식이 별미라고 하여 시켰는데 가격은
13불이었다. (한국식당은 러시아 루블로 가격이 표시되어 있지 않고 달러로 표시되어
있다-아마 한국 상사 주재원들과 유학생들이 손님의 주류이기 때문인 것 같다). 컵에 따라주는 따뜻한 물은 공짜이지만 병으로 주는 찬 물은 1불씩을 받는다. 여름이라 대부분의 손님이 찬 물을 찾기에 물을 팔고 남는 이익도 꽤 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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