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중국 선교여행 일기 17
6월 25일 (토요일)
(앞에서 계속) 도문 시내로 들어가 차량을 빌린 서통국제여행사에 북경에서 안내를 맡을 사람을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다. 도문에 있는 북한과 중국의 경계다리를 걸어서 경계선까지 갔다. 혹시
북한으로 넘어갈지 몰라서인지 중국군인이 동행한다. 양쪽으로
빨간 줄이 그어져 있고 가운데 ‘중조 변계선’이라고 써있다. 빨간
선 저쪽으로 한 발만 디디면 북한 땅을 밟는 것이다. 다리의 중국측 입구에 세워진 관망대에 올라 북한 땅을 바라보았다. 멀리
바라보이는 건물 정면에 김일성의 커다란 사진이 걸려있다. 중국을 여행하면서 북한 땅과 북한 사람들이 매우 가까이에 있다고 느껴졌다.
도문에서 용정으로 내려갔다. 용정에는 ‘선구자’란 노래로 유명한 일송정이 있고, 윤동주의 서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 ”라는 비문으로 유명한 용정중학교를 방문했다. 2층에 윤동주를 비롯하여 용정중학교 출신 인물들인
정일권 전총리, 문익환 목사
등의 사진들과 설명이 전시되어있다.
연길로 오는 길에서 두만강을 따라 북한 땅을 건너다본다. 높지 않은 산
중턱에 ‘21세기의 태양 김정일 장군 만세!’라고 큰 글자로 세운 구호가 눈에 들어온다. 그 글자의 크기는
가로와 세로가 각각 2미터씩 된다고 한다. 두만강 건너 중국과 경계선 상에 지어진 집들은 그런 대로 괜찮아 보이는데 비포장도로에는 차들이 거의
다니지 않는 것 같았다. 차를 타고 두만강을 20여분 달리는 동안에 경운기 1대가 지나가는 것밖에 보지 못하였다.
연길에 들어왔다. 도로를 확장한다고 전 시내를 양쪽으로 파헤쳐 놔서 조금은 보기가 좋지 않았다. 차들이 어수선하게
달리고 거기에 자전거까지 혼돈에 한몫을 거두고 있다. 미국에서는 웬만해서는 경적을 울리지 않는데, 연길에서는 경적을 울리는 것을 예사로 하고
있었다.
계원호텔(Kaiyuan Hotel)에 이틀 투숙하기로 했는데 일일 요금이 정상은 288원(약 35불)인데 188원(약 23불)으로 할인해줬다.
저녁에는 000 선교사님이 유경식당에서
사람을 만나기로 했는데 같이 가자고 한다. 유경식당은 평양에 있는 유경호텔과 이름을 같이하고 있음에서 알 수 있듯이 평양에서 파견된 여자 접대원들이
있는 식당이다. 이들은 3년 임기로 이곳에서
(외화벌이 목적으로) 접대원 생활을
하는데 성분과 사상이 좋은 여성들이라는데도 만기가 되어 가게 되면 돌아가기 싫은 표정이 역력하다고 한다. 중국 국경수비대
대대장 출신이라고 하는 B씨를 만나 라진에 공장건설 문제로 들어갔다 온 얘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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