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중국 선교여행 일기 16
6월 25일 (토요일)
새벽 5시에 미리 부른
택시를 타고 중국으로 들어가는 버스 정거장이 있는 타운으로 출발했다. 집에서 2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곳인데 3분지 2가량이 비포장 도로였다. 비포장도 정도문제인데 곳곳에 웅덩이가 파져 있다. 그런데도 택시
운전사는 약간 부슬비가 오는 새벽길을 시속 90-100 Km(약 60마일)로 달린다. 중간에 검문소가 한 곳 있는데 동행한 선교사님의 말에 의하면 때로는 몇 시간도 붙잡아 놓고 있는다고
한다. 그럴 때는 빨리
눈치를 채고 돈을 주어야지 그렇지 않으면 하루종일이라도 붙잡아 놓는단다. 버스 정거장은 말이 정거장이지 하루에 두 차례만 버스가 운행하기에 직원도 표 파는 시간만 잠시 나왔다가
문을 닫는 곳이다. 중국으로 떠나는 버스의 아침시간이 8시 45분인데 8시 30분이 되어도 직원이 나오지 않는다.
러시아 시골을
달리는데 길이 비포장 도로일 뿐만 아니라 도로변에 뜨문뜨문 보이는 집들도 형편없었다. 어떻게 이런 나라가 20-30년 전만 하더라도
많은 나라들이 두려워 벌벌 떨던 초강대국 소리를 들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무기개발과 우주선 개발에서만 초강대국이었으리라. 민간시설이나
환경면에서는 낙후되기 짝이 없는 나라라는 인상이 든다. 국경을 향해 얼마쯤 달리는데 도로 변에 작은 비석이 하나 눈에 들어온다. 선교사님에 의하면
안중근 의사가 이등방문을 죽이기 위하여 하얼빈으로 가기 전에 하루 머문 곳을 기념하기 위하여 세운 비석이라고 한다.
1시간 여쯤 달리니 러시아 국경이 나타났다. 러시아측 국경, 그리고 완충지대를
통과하면서 세 차례에 걸친 여권심사를 받았다. 중국 국경에 이르렀을 때 입국서류를 작성하고 나오니 훈춘시였다. 훈춘은 소수민족
자치구인 연변으로 들어오는 육로 세관이다. 택시들에는 한자와 한글로 쓰여있었다. 선교사님이 연락해놓은 여행사의 차량을 기다리는 동안 길거리의 꼬치를 사먹었는데 한 개에 5원이었다(약 60센트).
차를 타고 훈춘 시내로 들어와 한국식당에서 아침겸 점심을 먹었다. 비빔밥을 먹었는데 10원(1불 25센트)이었다. 러시아 시간으로는 아침 10시이고 중국시간으로는 오후 1시였다(중국과 러시아의 같은 국경지대인데 3시간의 시차가 있음). 중국은 땅이 넓은 데도 시차제도를 두지 않는다. 중국사람들의
느긋함과 시차제도에 익숙하지 않음이 오히려 혼란만 가져오기에 그대로 둔다고 한다. 해서, 연변은 한국과 같은 경도에 있지만, 중국 전체의 시간이 북경이나 더 서쪽을 중심으로 책정되어 있어서 한국보다 2시간이 빠르다.
훈춘에서 도문으로 오는 길에 길옆으로
흐르는 두만강 위에 놓여진 다리가 끊어진 곳을 구경하였다 (사진의
다리 건너편에 북한주민 한 사람이 보인다). 선교사님의 말에 의하면 북한과 중국을 넘나들며 밀수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다리를 끊어놓았다고 한다. 여기뿐만 두만강
변의 중국 땅에는 (차를 가지고) 밀수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곳곳에 차가 강 쪽으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좁은 간격으로 말뚝을 박아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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